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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박사 정현석 칼럼
17-03-23 한국의 발효농법 세계를 가다...
나는 FM이다
<이 글은 KOTRA 수출성공사례 채택원고글입니다>
10여년 전, 거래처 지인에게 선물받은 천가방...자동차 주행거리 420,000km... 다른 회사에서 사용한 중고 집기로 가득한 사장실...2 4년째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좋은 차, 좋은 가방, 좋은 물품을 구입하는 게 망설여진다.그러나 우리 직원들의 월급날은 칼같이 지킨다. 거래처 대금 결제일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제품 개발을 위한 노력 또한 아끼지 않았다.나를 위한 것은 주저하지만 기업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에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나에게 사람들은 FM! 고지식할 정도로 정도(正道)를 걷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FM이라는 말이 좋다. 우리 회사는 정직하고 올곧게 유기 농업의 기틀을 다지는 기업! 친환경 농자재업체, ‘FM애그텍’이고 나는 그 회사의 대표, 정현석이다.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기업, ‘FM애그텍(AGTECH, Agriculture Technology)’의 FM은 Fermentation Microorganism, ‘발효 미생물’의 이니셜이다. 일본이 EM(Effective Microorganism), ‘유용한 미생물’을 개발해 친환경 바람을 일으켰다면 ‘FM애그텍’은 고유한 발효 과학을 이용한 ‘발효 미생물(FM)’로 한국식 농법을 선보이는 회사다.
곰삭은 세월의 깊이, 발효
숱한 세월, 비바람과 풍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숙성되는 발효는 은근과 끈기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발전해온 나의 인생과 닮았다.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나는 중학교 시절, 매일 250부의 신문을 배달하며 학교를 다녔다. 이마저도 중학교 3학년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학업을 포기해야 했지만 테니스 공장에 들어가 하루 12시간씩 일을 하면서도 배움을 향한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야간학교를 다니며 학업을 이어가던 나는 열 아홉, 늦은 나이에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1984년, 학교 재배 포장에서 근무하는 대신 학비를 면제받는 ‘전공생’으로 수원농림고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대학 졸업 후에도 전공을 살려 농업의 길을 걸었다. 우장춘 박사의 제자였던 선병문 한국원예기술정보센터 이사장으로부터 유기농업에 대한기술과 교육을 사사받은 나는 90년대,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민들에게 친환경 유기농업을 알렸다.당시만 해도 유기농은 불모지와 다름없었지만 300여 회 이상, 강의를 하면서 나의 가슴은 뜨거워졌다. ‘농업의 기본인 흙을 살리는 유기농은 반드시 성공한다.’ ‘경제가 발전하면농약,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안전한 농산물,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는 늘어난다.’유기농의 미래를 믿은 나는 1994년, 보증금 200만원, 월세 15만원의 일곱 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회사를 시작했다.
기농의 가능성을 현실로
설립 전부터 나는 토양유기물 발효를 촉진시켜 친환경 토양개량과 작물생육 촉진기능을 갖는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농업용 제품개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생명을 살리는 농업, 유기농은 흙에서 시작되고 흙에서 끝난다. 생명의 어머니인 흙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로 흙이 건강하면 흙에서 자라는 생명들도 건강하기 때문이다. 가야할 길이 뚜렷했기에 새벽 3-4시까지 제품을 만들고, 새벽 6시면 제품을 싣고 경기도 성남에서 출발해 목포로, 진주로배송을 다녔다. 밤새 운전하고 와서는 또 다시 새벽까지 제품을 만드는 고된 일상이 거듭됐지만 발품을 팔수록 ‘저 회사에서 만든 발효 미생물 비료를 썼더니 흙이 살아났다’, ‘발효 생명 농법덕분에 당도가 높아졌다~’ 농민들의 신뢰가 이어지며 회사도 자리를 잡았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개발에 매진한 ‘FM애그텍’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나 자신도 전북대학교에서 농학박사 취득하는 등 국내 대학 및 연구 기관과 연구를 함께 하며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농업용 제품을 15종 이상 개발했다. 이 중 1999년, 유산균 효모와 광합성균을 발효·분해·숙성시켜 만든 뿌리 발근 전문제, ‘발근력(發根力)’은 새 뿌리를 돋게 하고 약한 뿌리를 재생시키는 탁월한 효과로 일본, 중국, 베트남, 스위스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바다의 해적생물,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무기칼슘을 유산균, 효모균 등의 미생물을 이용해서 농업용 유기 칼슘제로 개발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2004년,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4건의 특허를 출원한 ‘FM애그텍’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충북 특허스타기업, ‘2017 중소기업품질경영대상’ 비료제조 부문 수상기업으로 선정됐고, 회사 규모도 늘어나 첨단 바이오 산업의 메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본사와 기업부설연구소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농업대국, 베트남으로 가는 길! KOTRA 지사화사업
뛰어난 기능과 품질로 국내 기능성 비료 시장에서 최상위권의 점유율을 보이자 나는 ‘수출’이라는 새로운 열정을 펼쳤다. 어린 시절부터 ‘대한민국은 수출입국’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나에게 수출은 DNA에 각인된 본능이다. 가을에 결실을 거두려면 봄에 씨앗을 뿌려야 하듯, 수출에도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 나는 1996년 일본 농업연수를 시작으로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인산 발효전문회사를 방문해 교류를 하고, 2008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해외시장 개척원’, 2009년 중소기업청의 ‘수출기업화사업’ 등에 지원하며 수출의 기초를 익혔다. 토양이 련되자, 기다렸다는 듯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였다. 단순한 문의에도 최선을 다해서 답하고, 자료를 보내고, 샘플을 동봉하며 정성을 쏟자 중국에서 계약을 하겠다는 바이어가 나섰다.
2009년 12월, 중국 수출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일본에도 진출하며 ‘FM애그텍’의 ‘불가사리’, ‘발근력’, 착색 및 당도증진 전문제품, ‘화색과(花色果)’는 판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세를 몰아 나는 베트남 진출을 선언했다. 경제 인구의 절반이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농업대국’인 베트남은 ‘FM애그텍’이 반드시 진출해야 할 약속의 땅이었다. 문제는 언어. 중국 수출은 중국 동포 출신인 직원이, 일본 시장은 원활한 수출을 위해 일본 어학연수까지 다녀온 내가 맡고 있지만 베트남 농민들에게는 누가 다가가야 할까? 더구나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FM애그텍’의 친환경 기능성 농자재는 흙, 발효, 유기농. 생명 농업의 본질을 모르면 설명조차 하기 힘든, 까다로운 분야다.방법을 찾던 끝에 나는 2013년, KOTRA 해외 무역관 전담직원이 기업과 수시로 연락하며 해외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 당신은 희망입니다
“호치민 무역관 김 대리님 맞으시죠? 저는 발효 미생물을 이용해서 친환경 농업용 제품을 만드는 ‘FM애그텍’ 대표, 정현석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부탁이라뇨? 친환경 기능성 농자재업체라서 제가 더 기대되는 걸요?”
“네?”
“요즘 호치민, 하노이를 중심으로 베트남에서도 유기농 식품이 인기입니다. 베트남 정부의 친환경 농업정책 추진 의지도 강하고, 소비자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FM애그텍’처럼 정성을 다해서 제대로 만든 제품이라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이 참 어려운데 김 대리님이 어떻게 이 분야를 아세요?”
“제가 전에도 비료 쪽을 담당해서 공부를 좀 했습니다.”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라면 된다’!
나는 KOTRA 지사화 사업에 확신을 가졌다.내가 호치민 무역관에 기대한 부분은 원활한 의사소통이었다. 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단순히 번역하여 전달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농업에 대한 애정과 제품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어야만 했다. ‘FM애그텍’은 규모는 작아도 제품 기능과 품질은 단연 최고라는 내 가슴의 긍지와 열정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읽듯, 첫 만남부터 우리 회사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해 미래를 제시한 호치민 무역관은 내가 직접 발품을 파는 것처럼 베트남 곳곳을 다니며 거래선을 발굴하고, 능숙한 베트남어로 발효 미생물이 왜 특별한지, 기존 농업용 제품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FM애그텍’이 생명을 얼마나 소중히 다루는 기업인지, 우리 회사의 진심을 전했다.
무엇보다 호치민 무역관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대표님, 바이어 반응이 좋습니다. ‘FM애그텍’ 제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이제 밭은 다 갈았으니 씨를 뿌리기만 하면 됩니다.” 호치민 무역관은 끊임없이 용기를 주는 말, 자신감을 갖게 하는 반응을 전하면서 ‘FM애그텍’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했다. 이로 인해 2013년 11월, 베트남 첫 수출을 시작하는 이른 결실을 맺은 우리 회사는 2014년, 베트남 AAA JOINT STOCK COMPANY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에는 실사(實査)의 힘이 컸다. 호치민 무역관은 ‘FM애그텍’처럼 내실있는 회사는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보는 것이 낫다며 한국 방문을 주선했고, 공장과 농가를 차례로 둘러본 AAA JOINT STOCK COMPANY는 ‘FM애그텍’의 기술력과 단순한 제품 판매를넘어, 흙을 살리는 농업! 이를 통해 농민을 살리는 농업을 추구하는 우리 회사의 정신에 감동했다. 그 결과로 14,000달러에서 출발한 베트남 수출은 지난 해 9월 기준 220,000달러로 늘었고, 베트남 최대 기업인 Vingruop의 자회사, Vineco사에서 투자하는 대규모 친환경 농업단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꿈의 다음 장은 천만달러 수출탑
요즘 베트남 농민들은 꿈을 꿈꾼다고 한다. 우리 회사의 제품을 쓴 이후 5천 원 받던 후추 값이 3만원으로 뛰는 등 그동안 흘렸던 땀이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최고급 농작물 재배를 통해 삶이 개선된 농민들은 망고, 커피 농사에도 ‘FM애그텍’의 제품을 사용해서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나 역시 꿈을 꾼다. 나의 꿈은 ‘천만 달러 수출탑’ 수상이다.‘FM애그텍’의 연간 수출액은 아직 백만 달러가 안 되지만 베트남 농민들처럼 우리를 통해 꿈을 꾸는 이들이 늘어나면 ‘천만 달러 수출탑’은 우리의 현실이 될 것이다. 그 꿈을 위해 나는 앞으로도 진출하고 싶은 국가의 KOTRA 지사화 사업을 신청하며 미래를 향해 성실하고, 올곧게 나아갈 것이다.
<이 글은 KOTRA 수출성공사례 채택원고글입니다>
10여년 전, 거래처 지인에게 선물받은 천가방...자동차 주행거리 420,000km... 다른 회사에서 사용한 중고 집기로 가득한 사장실...2 4년째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좋은 차, 좋은 가방, 좋은 물품을 구입하는 게 망설여진다.그러나 우리 직원들의 월급날은 칼같이 지킨다. 거래처 대금 결제일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제품 개발을 위한 노력 또한 아끼지 않았다.나를 위한 것은 주저하지만 기업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에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나에게 사람들은 FM! 고지식할 정도로 정도(正道)를 걷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FM이라는 말이 좋다. 우리 회사는 정직하고 올곧게 유기 농업의 기틀을 다지는 기업! 친환경 농자재업체, ‘FM애그텍’이고 나는 그 회사의 대표, 정현석이다.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기업, ‘FM애그텍(AGTECH, Agriculture Technology)’의 FM은 Fermentation Microorganism, ‘발효 미생물’의 이니셜이다. 일본이 EM(Effective Microorganism), ‘유용한 미생물’을 개발해 친환경 바람을 일으켰다면 ‘FM애그텍’은 고유한 발효 과학을 이용한 ‘발효 미생물(FM)’로 한국식 농법을 선보이는 회사다.
곰삭은 세월의 깊이, 발효
숱한 세월, 비바람과 풍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숙성되는 발효는 은근과 끈기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발전해온 나의 인생과 닮았다.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나는 중학교 시절, 매일 250부의 신문을 배달하며 학교를 다녔다. 이마저도 중학교 3학년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학업을 포기해야 했지만 테니스 공장에 들어가 하루 12시간씩 일을 하면서도 배움을 향한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야간학교를 다니며 학업을 이어가던 나는 열 아홉, 늦은 나이에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1984년, 학교 재배 포장에서 근무하는 대신 학비를 면제받는 ‘전공생’으로 수원농림고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대학 졸업 후에도 전공을 살려 농업의 길을 걸었다. 우장춘 박사의 제자였던 선병문 한국원예기술정보센터 이사장으로부터 유기농업에 대한기술과 교육을 사사받은 나는 90년대,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민들에게 친환경 유기농업을 알렸다.당시만 해도 유기농은 불모지와 다름없었지만 300여 회 이상, 강의를 하면서 나의 가슴은 뜨거워졌다. ‘농업의 기본인 흙을 살리는 유기농은 반드시 성공한다.’ ‘경제가 발전하면농약,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안전한 농산물,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는 늘어난다.’유기농의 미래를 믿은 나는 1994년, 보증금 200만원, 월세 15만원의 일곱 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회사를 시작했다.
기농의 가능성을 현실로
설립 전부터 나는 토양유기물 발효를 촉진시켜 친환경 토양개량과 작물생육 촉진기능을 갖는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농업용 제품개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생명을 살리는 농업, 유기농은 흙에서 시작되고 흙에서 끝난다. 생명의 어머니인 흙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로 흙이 건강하면 흙에서 자라는 생명들도 건강하기 때문이다. 가야할 길이 뚜렷했기에 새벽 3-4시까지 제품을 만들고, 새벽 6시면 제품을 싣고 경기도 성남에서 출발해 목포로, 진주로배송을 다녔다. 밤새 운전하고 와서는 또 다시 새벽까지 제품을 만드는 고된 일상이 거듭됐지만 발품을 팔수록 ‘저 회사에서 만든 발효 미생물 비료를 썼더니 흙이 살아났다’, ‘발효 생명 농법덕분에 당도가 높아졌다~’ 농민들의 신뢰가 이어지며 회사도 자리를 잡았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개발에 매진한 ‘FM애그텍’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나 자신도 전북대학교에서 농학박사 취득하는 등 국내 대학 및 연구 기관과 연구를 함께 하며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농업용 제품을 15종 이상 개발했다. 이 중 1999년, 유산균 효모와 광합성균을 발효·분해·숙성시켜 만든 뿌리 발근 전문제, ‘발근력(發根力)’은 새 뿌리를 돋게 하고 약한 뿌리를 재생시키는 탁월한 효과로 일본, 중국, 베트남, 스위스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바다의 해적생물,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무기칼슘을 유산균, 효모균 등의 미생물을 이용해서 농업용 유기 칼슘제로 개발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2004년,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4건의 특허를 출원한 ‘FM애그텍’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충북 특허스타기업, ‘2017 중소기업품질경영대상’ 비료제조 부문 수상기업으로 선정됐고, 회사 규모도 늘어나 첨단 바이오 산업의 메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본사와 기업부설연구소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농업대국, 베트남으로 가는 길! KOTRA 지사화사업
뛰어난 기능과 품질로 국내 기능성 비료 시장에서 최상위권의 점유율을 보이자 나는 ‘수출’이라는 새로운 열정을 펼쳤다. 어린 시절부터 ‘대한민국은 수출입국’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나에게 수출은 DNA에 각인된 본능이다. 가을에 결실을 거두려면 봄에 씨앗을 뿌려야 하듯, 수출에도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 나는 1996년 일본 농업연수를 시작으로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인산 발효전문회사를 방문해 교류를 하고, 2008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해외시장 개척원’, 2009년 중소기업청의 ‘수출기업화사업’ 등에 지원하며 수출의 기초를 익혔다. 토양이 련되자, 기다렸다는 듯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였다. 단순한 문의에도 최선을 다해서 답하고, 자료를 보내고, 샘플을 동봉하며 정성을 쏟자 중국에서 계약을 하겠다는 바이어가 나섰다.
2009년 12월, 중국 수출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일본에도 진출하며 ‘FM애그텍’의 ‘불가사리’, ‘발근력’, 착색 및 당도증진 전문제품, ‘화색과(花色果)’는 판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세를 몰아 나는 베트남 진출을 선언했다. 경제 인구의 절반이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농업대국’인 베트남은 ‘FM애그텍’이 반드시 진출해야 할 약속의 땅이었다. 문제는 언어. 중국 수출은 중국 동포 출신인 직원이, 일본 시장은 원활한 수출을 위해 일본 어학연수까지 다녀온 내가 맡고 있지만 베트남 농민들에게는 누가 다가가야 할까? 더구나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FM애그텍’의 친환경 기능성 농자재는 흙, 발효, 유기농. 생명 농업의 본질을 모르면 설명조차 하기 힘든, 까다로운 분야다.방법을 찾던 끝에 나는 2013년, KOTRA 해외 무역관 전담직원이 기업과 수시로 연락하며 해외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 당신은 희망입니다
“호치민 무역관 김 대리님 맞으시죠? 저는 발효 미생물을 이용해서 친환경 농업용 제품을 만드는 ‘FM애그텍’ 대표, 정현석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부탁이라뇨? 친환경 기능성 농자재업체라서 제가 더 기대되는 걸요?”
“네?”
“요즘 호치민, 하노이를 중심으로 베트남에서도 유기농 식품이 인기입니다. 베트남 정부의 친환경 농업정책 추진 의지도 강하고, 소비자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FM애그텍’처럼 정성을 다해서 제대로 만든 제품이라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이 참 어려운데 김 대리님이 어떻게 이 분야를 아세요?”
“제가 전에도 비료 쪽을 담당해서 공부를 좀 했습니다.”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라면 된다’!
나는 KOTRA 지사화 사업에 확신을 가졌다.내가 호치민 무역관에 기대한 부분은 원활한 의사소통이었다. 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단순히 번역하여 전달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농업에 대한 애정과 제품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어야만 했다. ‘FM애그텍’은 규모는 작아도 제품 기능과 품질은 단연 최고라는 내 가슴의 긍지와 열정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읽듯, 첫 만남부터 우리 회사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해 미래를 제시한 호치민 무역관은 내가 직접 발품을 파는 것처럼 베트남 곳곳을 다니며 거래선을 발굴하고, 능숙한 베트남어로 발효 미생물이 왜 특별한지, 기존 농업용 제품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FM애그텍’이 생명을 얼마나 소중히 다루는 기업인지, 우리 회사의 진심을 전했다.
무엇보다 호치민 무역관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대표님, 바이어 반응이 좋습니다. ‘FM애그텍’ 제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이제 밭은 다 갈았으니 씨를 뿌리기만 하면 됩니다.” 호치민 무역관은 끊임없이 용기를 주는 말, 자신감을 갖게 하는 반응을 전하면서 ‘FM애그텍’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했다. 이로 인해 2013년 11월, 베트남 첫 수출을 시작하는 이른 결실을 맺은 우리 회사는 2014년, 베트남 AAA JOINT STOCK COMPANY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에는 실사(實査)의 힘이 컸다. 호치민 무역관은 ‘FM애그텍’처럼 내실있는 회사는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보는 것이 낫다며 한국 방문을 주선했고, 공장과 농가를 차례로 둘러본 AAA JOINT STOCK COMPANY는 ‘FM애그텍’의 기술력과 단순한 제품 판매를넘어, 흙을 살리는 농업! 이를 통해 농민을 살리는 농업을 추구하는 우리 회사의 정신에 감동했다. 그 결과로 14,000달러에서 출발한 베트남 수출은 지난 해 9월 기준 220,000달러로 늘었고, 베트남 최대 기업인 Vingruop의 자회사, Vineco사에서 투자하는 대규모 친환경 농업단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꿈의 다음 장은 천만달러 수출탑
요즘 베트남 농민들은 꿈을 꿈꾼다고 한다. 우리 회사의 제품을 쓴 이후 5천 원 받던 후추 값이 3만원으로 뛰는 등 그동안 흘렸던 땀이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최고급 농작물 재배를 통해 삶이 개선된 농민들은 망고, 커피 농사에도 ‘FM애그텍’의 제품을 사용해서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나 역시 꿈을 꾼다. 나의 꿈은 ‘천만 달러 수출탑’ 수상이다.‘FM애그텍’의 연간 수출액은 아직 백만 달러가 안 되지만 베트남 농민들처럼 우리를 통해 꿈을 꾸는 이들이 늘어나면 ‘천만 달러 수출탑’은 우리의 현실이 될 것이다. 그 꿈을 위해 나는 앞으로도 진출하고 싶은 국가의 KOTRA 지사화 사업을 신청하며 미래를 향해 성실하고, 올곧게 나아갈 것이다.
FM AG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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