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농학박사 정현석 칼럼
17-01-04 절실함
몹시 갈증을 느낀 까마귀 한 마리가 물을 찾아 날아다니다 마침 물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까마귀는 재빨리 그 안에 물이 있는지를 보려고 그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물은 있으나 병의 주둥이로부터 깊숙한 바닥에 겨우 깔려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목을 길게 뽑아도 병 속의 물을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까마귀는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저 물을 마실 수 있을까? 틀림없이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말이야.’
그때 몇 개의 돌멩이가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까마귀는 돌멩이를 하나씩 물어 물병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하자 돌멩이는 바닥으로 가라앉고 마침내 주둥이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까마귀는 머리를 쓴 결과 물을 쉽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만약 까마귀가 포기하고 말았다면 갈증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었기에, 죽을 것 같은 갈증을 참으며 돌멩이들을 물병에 집어넣는 수고 끝에 마침내 갈증을 해소하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업 초창기에 자금이 부족해 자그마한 터에 공장을 세우면서 웬만한 공사는 직접 진행했습니다. 공장이라도 지으려고 구입한 땅이 채 250평도 안 되는 밭이었는데, 그나마 터 모양이 약간 둥그렇게 되어 있어서 건물을 앉힐 자리가 좋지 않은데다가 바닥이 옆 도로보다 낮은 탓에 터를 높여줄 흙을 수백 톤 부어넣은 후 정지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공장 터를 도로보다 높이기 위해서 흙을 별도로 쏟아붓다보니 한쪽이 경사가 생겼습니다. 경사면을 따라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별도로 담을 쌓는 토목공사도 해야만 했습니다. 자금이라도 넉넉하면 토목공사 전문 업체에 맡기면 되겠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제가 직접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토목공사를 생전 해본 적이 없는 생초보인 저로서는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돈을 덜 들이고 어떻게 공사를 직접 해야 할지 별의별 궁리를 다 해보았습니다. 오죽하면 군 생활 시절 진지 구축 공사를 하면서 교통호의 돌을 쌓던 기억까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니거나 주의 깊게 보는 것이라고는 토사 방지나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설치해놓은 옹벽이나 조경석들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늘 다니면서 한 번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토목공사들이 무수히 보였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도 돌을 쌓아 놓은 곳이 있으면 내려서 둘러보고, 옹벽공사 하는 현장이 보이면 다가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정보를 얻었습니다. 온정신이 그쪽에 팔려 있으니까 그런 것들만 제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어찌어찌해서 공장 바닥 토목공사를 마무리해놓고 한 60평정도 건축을 계획하면서 진행하려고 하니 그때부터는 온 세상에 제가 생각하는 형태의 건축물들만 눈에 보이는 겁니다. 공장 바닥 토목공사를 하기 위해서 마음이 절실할 때는 여기저기 토목공사 현장이나 공사를 해놓은 것들이 눈에 띄더니, 건축을 계획하면서부터는 건축에 대한 것들만 눈에 보이는 겁니다.
건축 작업 현장도 방문해 비용이 얼마인지, 무슨 자재를 사용하는지, 공사기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며 온정신을 그쪽으로 집중해 어떻게 공사를 진행할 건지 어떻게 비용을 줄일 건지 궁리했습니다. 특히 돈이 부족해 적은 자금으로 최대한 제대로 짓기 위해서 온 마음을 다했습니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물로 보입니다. 아니면 모든 것이 물과 연관되어집니다. 어찌 보면 열정이라는 것도 절실함이 있어야 생겨납니다. 타고난 성격상의 열정도 있겠지만 대개 절실함이 밑바탕에 있어야 물불을 가리지 않는 뜨거운 열정이 나타납니다.
절실함을 통한 열정은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됩니다. 그래서 열정은 강인함입니다. 강인한 열정이 되는 것입니다.
절실함과 강인함은 어려움에서 나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평안한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절실함이 부족합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배수지진(背水之陣)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회음후열전」에 나오는 말로, 배수진(背水陣)이라고도 합니다. 중국 한(漢)나라 때의 장수 한신이 병사들이 물러설 수 없도록 강을 등지고 진을 쳐서 조(趙)나라 군을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유방이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항우와 겨루던 시절, 유방이 자신의 충성스런 장수 한신에게 조나라를 공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한나라 군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나라에서는 20만 명의 군사를 공격로의 길목에 집결시켰습니다. 한편 한신은 기병 2천명을 선발해 조나라 군이 머물고 있는 성곽 뒷산에 매복하고 있으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튿날 한신은 군사 1만 명을 강가로 보내 강을 등지고 진을 치도록 한 후 자신은 본대를 이끌고 조나라 성을 향해 진군했습니다. 동이 틀 무렵 한나라 군이 북을 울리며 진격하자 조나라 군도 성에서 나와 격렬하게 맞붙어 싸웠습니다. 두세 차례의 접전을 벌이던 한나라 군은 북과 깃발을 버리고 강가의 진영 쪽으로 후퇴하자 조나라 군이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때 성 주변에 매복해 있던 한나라 군사들이 성을 점령하고 깃발을 세웠습니다.
강가의 진영까지 후퇴한 한나라 군사들이 강을 등지고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자 접전을 벌이던 조나라 군은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 성으로 되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성에는 온통 한나라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장수들이 이미 항복한 것이라 판단한 조나라 군사들은 놀라서 이리저리 달아났습니다. 한나라 군이 승리한 것입니다.
한신이 그유명한 배수의 진이라는 병법 즉, 절박한 심정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적과 싸웠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들을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신제품이 나오면 직원들 모두 눈빛이 번뜩이는 열정으로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고 제품의 장점을 찾아내고 애정을 쏟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규모가 제법 커지고 많은 돈도 벌고 안정이 되면 신제품을 개발한다든지 새로운 판로 개척을 추진하는 데 진척이 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 때는 절실함에서 비롯된 열정으로 삶을 살다가도 어느 정도 이루었다 싶으면 절실함이 사라지고 열정이 식어갑니다. 하지만 현재의 풍요로운 나의 모습은 지난 시절 절실함을 통한 열정으로 살았던 것에 대한 결과물입니다. 또한 미래의 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인생은 시간의 결과물입니다. 절실함이 사라진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제품 이름을 짓는 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저의 회사 제품 이름들을 거의 제가 직접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40여 가지 제품의 이름을 지었는데, 이름 짓는 기준은 없지만 제가 생각해도 참 좋은 이름들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의 뿌리를 잘 나오게 하는 제품은 ‘발근력(發根力)’, 과실의 꽃을 잘 피우고 색상을 좋게 하는 제품은 ‘화색과(花色果)’, 진딧물이나 응애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을 친환경 원료를 사용해 방제하는 제품은 ‘충격파(?擊波)’…. 제품의 이미지와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부르기도 쉬워 좋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십 가지 제품의 이름을 직접 지었지만, 저는 결코 제품 이름을 짓는 데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제품의 이름을 짓기 위해 절실하게 고심했던 건 사실입니다. 어떤 때는 보이는 모든 글자나 문자들을 제품 이름과 연관 지어 보기도 했습니다. 몇 개월째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매사를 연관 지어 생각하고 했습니다. 꿈속에서까지 이름을 짓다가 잠을 깬 적도 수십 번이었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과 열정을 들이고서야 마침내 좋은 이름이 탄생했던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주 명석한 두뇌를 지니고 태어난 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대동소이합니다. 오십 보 백 보죠. 하지만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절실함의 차이라고 봅니다. 비록 머리는 나쁘다 할지라도 절실함으로 꽉 채워진 두뇌는 명석한 두뇌보다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절실함에서 비롯됩니다. 다시 말해 세상의 수많은 놀라운 기적과 결과들은 절실함에서 시작된 것들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결심했을 때 며칠 못 가서 그 결심이 약화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들이 무의식중에 주변의 시선이나 부담감 또는 의무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끊지 못해 그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의사의 사형선고에 가까운 충고에는 단박에 담배를 끊어버립니다. 작심삼일의 결심들도 절실함이 배어 있으면 작심삼년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것, 즉 절실함은 결국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활력소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직장에서의 일들을 내 앞에 주어짐으로써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어찌 보면 그 일을 하겠다는 마음보다 주어졌기에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는 사람도, 시키는 사람도 모두 어딘가 부족합니다. 그 이유는 일에 대한 절실함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의무감과 책임감에 의해 움직이고 처리하는 일들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그런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없다면 질서가 없어지고 삶의 체계에도 혼돈이 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절실함이 없는 의무감과 책임감은 언젠가는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하고 무한 에너지의 열정으로 채워주는 것은 바로 절실함입니다.
인터넷 네이버 카페 「은비에게 빠지다」에는 절실함에 대한 이런 글이 있습니다.
?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 만큼 매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진 기회와 배려의 그 가치를 당사자는 깨닫지 못한다. 그것은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는 기회에도 민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절실함 - 진심으로 뱃속 깊이 우러나는 그러한 행동과 마음 씀이 바로 기회를 불러오는 키워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선천적인 재능만큼이나 후천적인 재능은 절실함으로 무장하는 것, 그것 또한 최고의 재능이다. 그 절심함을 가진 자의 눈빛은 가장 생명력 있고 그 미래가 무서운 눈빛이다. 그래서 감동과 설득력을 갖는다.
절실함은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고 힘든 것을 힘들지 않게 하고, 어려운 것들을 쉽게 하고, 배고파도 배부르게 하고, 울어야 될 상황에서도 웃게 하고, 아파도 아프지 않게 하고, 화가 나도 웃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도 참아내게 하고, 가난해도 세상 제일의 부자가 되게 하고, 그래서 없어도 있게 하고, 미워도 사랑하게 하고…. 절실함은 무엇보다도 살아야 할 이유를 있게 합니다.
까마귀는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저 물을 마실 수 있을까? 틀림없이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말이야.’
그때 몇 개의 돌멩이가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까마귀는 돌멩이를 하나씩 물어 물병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하자 돌멩이는 바닥으로 가라앉고 마침내 주둥이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까마귀는 머리를 쓴 결과 물을 쉽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만약 까마귀가 포기하고 말았다면 갈증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었기에, 죽을 것 같은 갈증을 참으며 돌멩이들을 물병에 집어넣는 수고 끝에 마침내 갈증을 해소하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업 초창기에 자금이 부족해 자그마한 터에 공장을 세우면서 웬만한 공사는 직접 진행했습니다. 공장이라도 지으려고 구입한 땅이 채 250평도 안 되는 밭이었는데, 그나마 터 모양이 약간 둥그렇게 되어 있어서 건물을 앉힐 자리가 좋지 않은데다가 바닥이 옆 도로보다 낮은 탓에 터를 높여줄 흙을 수백 톤 부어넣은 후 정지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공장 터를 도로보다 높이기 위해서 흙을 별도로 쏟아붓다보니 한쪽이 경사가 생겼습니다. 경사면을 따라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별도로 담을 쌓는 토목공사도 해야만 했습니다. 자금이라도 넉넉하면 토목공사 전문 업체에 맡기면 되겠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제가 직접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토목공사를 생전 해본 적이 없는 생초보인 저로서는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돈을 덜 들이고 어떻게 공사를 직접 해야 할지 별의별 궁리를 다 해보았습니다. 오죽하면 군 생활 시절 진지 구축 공사를 하면서 교통호의 돌을 쌓던 기억까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니거나 주의 깊게 보는 것이라고는 토사 방지나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설치해놓은 옹벽이나 조경석들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늘 다니면서 한 번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토목공사들이 무수히 보였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도 돌을 쌓아 놓은 곳이 있으면 내려서 둘러보고, 옹벽공사 하는 현장이 보이면 다가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정보를 얻었습니다. 온정신이 그쪽에 팔려 있으니까 그런 것들만 제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어찌어찌해서 공장 바닥 토목공사를 마무리해놓고 한 60평정도 건축을 계획하면서 진행하려고 하니 그때부터는 온 세상에 제가 생각하는 형태의 건축물들만 눈에 보이는 겁니다. 공장 바닥 토목공사를 하기 위해서 마음이 절실할 때는 여기저기 토목공사 현장이나 공사를 해놓은 것들이 눈에 띄더니, 건축을 계획하면서부터는 건축에 대한 것들만 눈에 보이는 겁니다.
건축 작업 현장도 방문해 비용이 얼마인지, 무슨 자재를 사용하는지, 공사기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며 온정신을 그쪽으로 집중해 어떻게 공사를 진행할 건지 어떻게 비용을 줄일 건지 궁리했습니다. 특히 돈이 부족해 적은 자금으로 최대한 제대로 짓기 위해서 온 마음을 다했습니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물로 보입니다. 아니면 모든 것이 물과 연관되어집니다. 어찌 보면 열정이라는 것도 절실함이 있어야 생겨납니다. 타고난 성격상의 열정도 있겠지만 대개 절실함이 밑바탕에 있어야 물불을 가리지 않는 뜨거운 열정이 나타납니다.
절실함을 통한 열정은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됩니다. 그래서 열정은 강인함입니다. 강인한 열정이 되는 것입니다.
절실함과 강인함은 어려움에서 나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평안한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절실함이 부족합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배수지진(背水之陣)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회음후열전」에 나오는 말로, 배수진(背水陣)이라고도 합니다. 중국 한(漢)나라 때의 장수 한신이 병사들이 물러설 수 없도록 강을 등지고 진을 쳐서 조(趙)나라 군을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유방이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항우와 겨루던 시절, 유방이 자신의 충성스런 장수 한신에게 조나라를 공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한나라 군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나라에서는 20만 명의 군사를 공격로의 길목에 집결시켰습니다. 한편 한신은 기병 2천명을 선발해 조나라 군이 머물고 있는 성곽 뒷산에 매복하고 있으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튿날 한신은 군사 1만 명을 강가로 보내 강을 등지고 진을 치도록 한 후 자신은 본대를 이끌고 조나라 성을 향해 진군했습니다. 동이 틀 무렵 한나라 군이 북을 울리며 진격하자 조나라 군도 성에서 나와 격렬하게 맞붙어 싸웠습니다. 두세 차례의 접전을 벌이던 한나라 군은 북과 깃발을 버리고 강가의 진영 쪽으로 후퇴하자 조나라 군이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때 성 주변에 매복해 있던 한나라 군사들이 성을 점령하고 깃발을 세웠습니다.
강가의 진영까지 후퇴한 한나라 군사들이 강을 등지고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자 접전을 벌이던 조나라 군은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 성으로 되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성에는 온통 한나라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장수들이 이미 항복한 것이라 판단한 조나라 군사들은 놀라서 이리저리 달아났습니다. 한나라 군이 승리한 것입니다.
한신이 그유명한 배수의 진이라는 병법 즉, 절박한 심정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적과 싸웠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들을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신제품이 나오면 직원들 모두 눈빛이 번뜩이는 열정으로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고 제품의 장점을 찾아내고 애정을 쏟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규모가 제법 커지고 많은 돈도 벌고 안정이 되면 신제품을 개발한다든지 새로운 판로 개척을 추진하는 데 진척이 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 때는 절실함에서 비롯된 열정으로 삶을 살다가도 어느 정도 이루었다 싶으면 절실함이 사라지고 열정이 식어갑니다. 하지만 현재의 풍요로운 나의 모습은 지난 시절 절실함을 통한 열정으로 살았던 것에 대한 결과물입니다. 또한 미래의 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인생은 시간의 결과물입니다. 절실함이 사라진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제품 이름을 짓는 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저의 회사 제품 이름들을 거의 제가 직접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40여 가지 제품의 이름을 지었는데, 이름 짓는 기준은 없지만 제가 생각해도 참 좋은 이름들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의 뿌리를 잘 나오게 하는 제품은 ‘발근력(發根力)’, 과실의 꽃을 잘 피우고 색상을 좋게 하는 제품은 ‘화색과(花色果)’, 진딧물이나 응애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을 친환경 원료를 사용해 방제하는 제품은 ‘충격파(?擊波)’…. 제품의 이미지와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부르기도 쉬워 좋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십 가지 제품의 이름을 직접 지었지만, 저는 결코 제품 이름을 짓는 데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제품의 이름을 짓기 위해 절실하게 고심했던 건 사실입니다. 어떤 때는 보이는 모든 글자나 문자들을 제품 이름과 연관 지어 보기도 했습니다. 몇 개월째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매사를 연관 지어 생각하고 했습니다. 꿈속에서까지 이름을 짓다가 잠을 깬 적도 수십 번이었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과 열정을 들이고서야 마침내 좋은 이름이 탄생했던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주 명석한 두뇌를 지니고 태어난 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대동소이합니다. 오십 보 백 보죠. 하지만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절실함의 차이라고 봅니다. 비록 머리는 나쁘다 할지라도 절실함으로 꽉 채워진 두뇌는 명석한 두뇌보다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절실함에서 비롯됩니다. 다시 말해 세상의 수많은 놀라운 기적과 결과들은 절실함에서 시작된 것들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결심했을 때 며칠 못 가서 그 결심이 약화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들이 무의식중에 주변의 시선이나 부담감 또는 의무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끊지 못해 그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의사의 사형선고에 가까운 충고에는 단박에 담배를 끊어버립니다. 작심삼일의 결심들도 절실함이 배어 있으면 작심삼년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것, 즉 절실함은 결국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활력소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직장에서의 일들을 내 앞에 주어짐으로써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어찌 보면 그 일을 하겠다는 마음보다 주어졌기에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는 사람도, 시키는 사람도 모두 어딘가 부족합니다. 그 이유는 일에 대한 절실함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의무감과 책임감에 의해 움직이고 처리하는 일들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그런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없다면 질서가 없어지고 삶의 체계에도 혼돈이 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절실함이 없는 의무감과 책임감은 언젠가는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하고 무한 에너지의 열정으로 채워주는 것은 바로 절실함입니다.
인터넷 네이버 카페 「은비에게 빠지다」에는 절실함에 대한 이런 글이 있습니다.
?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 만큼 매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진 기회와 배려의 그 가치를 당사자는 깨닫지 못한다. 그것은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는 기회에도 민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절실함 - 진심으로 뱃속 깊이 우러나는 그러한 행동과 마음 씀이 바로 기회를 불러오는 키워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선천적인 재능만큼이나 후천적인 재능은 절실함으로 무장하는 것, 그것 또한 최고의 재능이다. 그 절심함을 가진 자의 눈빛은 가장 생명력 있고 그 미래가 무서운 눈빛이다. 그래서 감동과 설득력을 갖는다.
절실함은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고 힘든 것을 힘들지 않게 하고, 어려운 것들을 쉽게 하고, 배고파도 배부르게 하고, 울어야 될 상황에서도 웃게 하고, 아파도 아프지 않게 하고, 화가 나도 웃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도 참아내게 하고, 가난해도 세상 제일의 부자가 되게 하고, 그래서 없어도 있게 하고, 미워도 사랑하게 하고…. 절실함은 무엇보다도 살아야 할 이유를 있게 합니다.
FM AGTECH
·
2017-01-04 14:45
·
조회 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