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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성공사례
16-06-27 "작년에 망친 내 오이는 어떡할껴!!" - 1부 (흰가루병 편)
("흰가루병 온거 같은데" 정도로 표현하실 정도가 아닌 병징 심한 오이 상태)
16년 3월 초, 정확히 3월 4일!! 날짜도 잊을수가 없습니다.(사진에 날짜가...)
충남 공주 공삼준 선생님 하우스에 흰가루병이 심하게 발생해서 균격파를 권해 드렸을 때도
“흰가루는 뭐 크게 잘못되는 일이 없어서.. 해 쨍쨍한 날 엽면시비로 물 한번 주면
다 떨어지는 걸 뭐“ 라고 하시면서,
균격파 사용을 거부하시다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하우스 안에는 습도가 높아지자
하우스 안에는 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하얗게 흰가루병이 극도로 심하게 확산되었을 때,
다시 가져오라시며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찾아 뵈었을 때도,
“날씨가 이래서 그렇지 원래 흰가루는 뭐..”라고 하시며,
흰가루병을 거듭 무시하셨지만, 잎마다 함박눈처럼 펑펑 퍼진 흰가루병은 발병후기로
돌입하면서 회색빛을 띄고 있었고, 오이는 광합성을 하지 못해 시들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병징이 심한 잎은 갈색빛을 띄며 완전히 말라 죽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흰가루도 어지간해야 흰가루지. 이건 한두번 해서 될게 아닌거 같은데요.” 라고 말씀드리자
“그건 균격파가 약하다는 얘기랑 똑같은거 아닌가?”라고 하시며 방제에 실패할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박을 주셨습니다 (대체 왜..ㅠㅠ 진작 좀 방제 하시지ㅠㅠ)
500배로 4일 간격 3회 엽면시비를 권해드렸는데,
1000배로 1번만 사용해도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고 하시면서
또 다시 막무가내 방제를 진행하셨고,
저는 댁에 돌아가시면 몰래 와서 500배로 한번 더 살포해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충격파로 각 해충군에 대한 농가 방제에 집중하던 신입사원인 저로써는
균격파에 대한 자료나 데이터도 부족했고, 효과가 없는 걸 있다고 거짓말도 하지 못할뿐더러
효과가 없는걸 있다고 거짓말을 해 봐야 한번만 사용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고민으로 몇 년 같은 몇 일의 시간을 보내느라
흰가루병이 생긴 것처럼 제 머리에 자란 흰머리를 뽑아내며
다시 공삼준 선생님의 하우스를 방문하고는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떨어져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잘 보이지도 않는 일부 병흔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깝게 방제에 성공함)
하우스 안에 하얗게 내린 흰가루병은
하우스 비닐로 옮겨 간 듯이 푸르렀고,
가까이서 보면 아직 연회색의 병흔이 남아 있었지만
시들어 죽어가던 잎들도 허리를 세우며
열심히 광합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음..역시 제가 말씀드린데로 500배 처리하셨나요?..... 300배?”라고 조심스럽게 여쭙자
공삼준 선생님께서는 크게 웃으시면서 “아니! 1000배로 한다고 했잖아.
흰가루병은 물만 줘도 없어진다니까”라고 하셨습니다.
(그거 아니잖아요!! 균격파가 잡은건데요..ㅠㅠ)
물론 흰가루병 초기에는 물로만 씻어내도 병이 씻겨내려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삼준 선생님 하우스는 흰가루암 말기였습니다.
균격파의 효과에 대해 크게 인정은 안 하시고,
흰가루병이 머리에 피어날 정도로 고민하던 저는 뭘 위해서였나 하는 슬픈 마음과
이렇게까지 큰일을 해낼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아무리 방제가 어려운 병은 아니라고 해도
단 한번 사용으로 흰가루를 몰아내 버린 균격파의 기특함을 끌어 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공삼준 선생님과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상상도 못할 시련이 몰아치며 오고 있다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 2부에 계속 -
FM AG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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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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